미래보다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욜로족(YOLO, You Only Live Once)족과 반대개념인 ‘파이어족(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이 뜨고 있습니다. 파이어족은 현재의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고 조기 은퇴를 꿈꾸는 이들입니다. 오늘은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파이어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파이어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젊은 고학력 고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확산되었습니다. 부모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가 금융위기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며 자라 온 밀레니얼 세대의 불안감과 회의감, 높은 청년 실업률, 업무 불만족도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현재 미국 2030 직장인들 사이에선 조기 은퇴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움직임이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수입의 70% 이상을 저축하며 극도의 자린고비 생활을 강행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생활비를 악착같이 아끼기 위해 먹거리를 스스로 재배하는가 하면 내 집 마련보단 작은 전셋집에 살면서 오래된 차를 탑니다. 유통기한 직전의 떨이 식품을 할인가로 구매해 식료품비용을 줄이고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니며 각종 포인트를 모아 현금처럼 쓰는 식입니다. 욜로와 반대인 이들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철저히 희생합니다.
파이어족이 되기 위한 필수 요건은 노후자금과 근검절약입니다. 은퇴 후엔 확실한 수입원이 없다보니 매우 체계적인 계획이 요구됩니다. 계획에는 현재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발생하는 비용까지 충분히 계산해야 합니다. 미국 파이어족들의 평균 노후자금 목표 금액은 약 11억 원~22억 원 정도입니다. 이 돈을 활용해 주식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해 얻은 연 5~6% 수익금을 노후 생활비로 사용합니다. 때문에 그들은 젊은 시절부터 경제공부 및 금융시장동향에 관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작정 파이어족을 따라하려고 하기 보다는 사람마다 처한 경제적 상황이 모두 다르므로 개인에게 맞는 인생설계를 해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은퇴 후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투자수익에 너무 의존할 경우 금융시장의 상황에 따라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고소득 직종이 아닌 이상 절약 통한 경제적 자립은 어렵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를 마다않는 욜로족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돈을 모으는 파이어족. 분명한 것은 양측 모두 ‘나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파이어족의 증가가 한국에서도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써 자리 잡을 것인지 혹은 불안한 경제 상황을 이겨내고 싶은 젊은이들의 일시적인 트렌드에 지나지 않는지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