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가 벌어진 인천 서구 일대에서 이번에는 수돗물에서 유충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같은지역에서 연달아 수돗물에 문제가 생기면서 인천 서구 지역 맘카페 등에는 수도꼭지에 설치된 필터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게시글과 함께 동영상과 사진 등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서구 마전동 주민이라고 밝힌 한 글쓴이가 전날 밤늦게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는 수도꼭지에 설치한 필터에 걸러진 유충이 기어가는 모습이 담겼으며 다른 주민이 올린 동영상에도 샤워기 필터 안에서 유충이 기어가는 모습이 나왔습니다.또한 해당지역 학교는 학교 급식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물탱크 거치지 않은 빌라 거주자 피해
주민들은 "불안해서 수돗물 사용을 중단하고 생수를 쓰고 있다"라거나 "정수기 사용도 중단했다"는 내용 등의 글을 올리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글을 올린 시민들은 대부분 물탱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수돗물이 공급되는 빌라에 거주하는 회원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아직 원인조차 파악안돼
그러나 아직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오게 된 원인은 파악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이번에 발생한 유충이 여름철 기온 상승 시 물탱크나 싱크대와 같은 고인 물이 있는 곳에 발생하는 종류인 것으로만 추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지역 지난 해에도 붉은 수돗물로 피해
인천시 서구는 지난해 5월 붉은 수돗물로 큰 피해를 본 지역으로 당시 붉은 수돗물은 수계 전환 과정에서 기존 관로의 수압을 무리하게 높이다가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하면서 각 가정에 흘러들었습니다.
서구 공촌정수장의 관할 급수구역에 포함된 26만1천세대, 63만5천명이 붉은 수돗물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수장부터 배수 과정까지 모두 조사 중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환경청 등과 함께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오게 된 원인을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인천시는 또 유충이 발생한 세대의 계량기를 대상으로 2∼3시간 간격으로 24시간 집중 모니터링을 벌이고 있습니다.
수돗물 유충 깔따구 유충으로 보여
인천의 상수도 사업본부는 "수돗물 유충은 육안으로 봤을때 붉은 깔따구 유충으로 보인다" 라고 밝혔습니다. 깔따구 유충은 붉은색을 띠는 실지렁이와 비슷하게 생긴 유충입니다.
깔따구 유충은 공업용수로도 사용이 불가능한 4급수 수준의 오염수에서도 살 수 있는 생물로 알레르기성 천식이나 아토피 또는 비염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돗물 직접 식음 자제 당부
시는 유충 발견 신고 지역인 서구 왕길동(7천845세대), 당하동(1만5천999세대), 원당동(4천418세대) 등 2만8천262세대에 대해서는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인천시는 유충 발생 원인을 찾기 위해 전날 오후 11시께 정수처리 공정 과정을 고도정수처리에서 표준정수처리로도 전환했습니다.
수돗물 사용 불가 가구 미추홀참물 지원
서부수도사업소는 유충이 발견돼 수돗물을 마실 수 없는 가구에 대해서는 병입수돗물인 미추홀참물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관계자는 "전문가들과도 논의했으나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온 것은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 쉽게 원인에 대해 답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수장부터 배수 과정까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