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어르신들이나 장애인 1인 가구의 경우, 갑자기 몸이 아프거나 다쳤을 때 위급 상황을 알리는 것 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이나 탈북 모자 사건 같은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데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실시간 수돗물 원격검침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을 실시간 물 사용량 감지를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스마트 수도 계량기'가 등장했습니다.
2일 환경부 산하 한국수자원공사는 실시간 수돗물 원격검침을 하는 스마트수도계량기 ‘위기 알림’ 서비스를 오는 2022년까지 전국 161개 지방자치단체로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7년 경북 고령군의 3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 도입한 해당 서비스는 지난해 18개 지자체 840가구로 대상 지역을 확대했습니다.
스마트수도계량기 위기 알림 서비스는 수도 사용량을 토대로 위기 가구의 상황을 파악합니다. 사물인터넷기술(IoT)을 적용한 ‘지능형 계량기’를 사용해 실시간으로 수돗물 사용을 검침합니다. 1톤 단위로 측정하는 기존 기계식 계량기와 달리, 1ℓ 단위의 세밀한 물 사용량 측정이 가능한 전자식 입니다. 계량기와 연결된 원격 센서를 통해 수자원공사로 실시간 사용량이 전송됩니다. 사용량이 급감하거나 장시간 사용이 없으면 수자원공사에서 위기 상황으로 판단해 사회복지기관, 보호자 등에게 문자로 알려준다.
수돗물 사용량이 전혀 없는 상태로 24시간 이상 유지되는 등 이상 패턴이 발견되면 담당 사회복지사나 보호자 등에게 자동으로 알림 문자가 갑니다. 수도는 다른 검침항목과는 달리 사용량 파악이 쉽습니다. 보일러를 틀어놓고나 전기 코드가 꼽혀있으면 사용량이 파악이 어려운 전기나 가스와는 달리 사용한 때를 비교적 명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수도계량기가 특히 사고와 질병에 취약한 홀몸노인, 장애인 가구의 위기 상황을 감지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게 수자원공사의 설명입니다.
실제 지난 2018년 8월 이 시스템을 통해 경북 고령군의 홀몸노인이었던 80대 김모 할머니의 가구에선 물 사용량이‘없음’ 상태를 보여 위기 상황으로 판단됐습니다. 이에 공사는 복지기관에 즉시 알렸고, 골절상으로 움직이는 게 불가능한 상태인 김 할머니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지능형 계량기는 기존 계량기보다는 가격기 비싼 편이긴 하지만 지자체와 협의해 선정된 위기 가구에 무료로 설치하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현재 예산 4억원을 들여 홀몸노인들을 대상으로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저소득층 등 다른 위기가구를 찾아내는 데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자원공사는 2022년까지 382억원을 들여 전국 161개 지자체 읍면지역으로 실시간 수돗물 원격검침 설비를 확대 보급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