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가에 상품을 재판매하는 ‘리셀링’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특히 지속해서 가격이 오르는 한정판 운동화를 구매해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스니커테크’가 유행입니다. 스니커테크는 스니커즈(운동화)와 재테크의 합성어로 한정 판매되는 운동화를 출시와 동시에 구매했다가 재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재테크를 뜻합니다.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이 한정판 운동화를 소개하면서 대중들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실제로 나이키가 지드래곤(GD)과 협업해 지난달 출시한 'GD 스니커즈'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었습니다. 스니커즈 경매 온라인 사이트인 ‘엑스엑스블루'에서 빨간색 스우시의 ‘피스마이너스원 에어포스1 로우 파라노이즈 한국 한정판'은 최근 300만~4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출시가 21만9000원 대비 스무배 가까이 값어치가 뛴 셈으로 88켤레뿐인 노란색 스우시 모델의 경우 다른 중고 사이트에서 1300만원대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정판 운동화는 희소가치가 높아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자 주목받는 재테크 방법으로 떠올랐습니다. 스니커테크는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특히 각광받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패션에서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고가의 명품에 투자하는 재테크 방법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샤테크(샤넬+재테크)’, ‘롤테크(롤렉스+재테크)’ 등이 그 예로 한정판 운동화가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상승하는 제품이 된 셈입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리셀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28조원으로 내년에는 48조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리셀은 과거 저렴하게 구매하는 중고에서 희소가치를 지닌 한정판 제품을 수집하는 방법으로 인식이 변하면서 리셀시장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품목 또한 전통적인 해외명품 브랜드에서 스니커즈, 빈티지가구, 아트토이 등으로 품목 다변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들이 앞다퉈 한정판 운동화를 출시하고 있다. 한정판 운동화들은 초고가로 거래되기도 합니다. 지난 7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나이키 운동화 ‘문슈’가 43만7천500달러(약 5억1천887만원)에 낙찰되기도 했습니다. 와플 무늬 밑창이 달린 이 운동화는 1972년 뮌헨올림픽에 참가한 육상선수를 위해 단 12켤레만 제작된 제품입니다. 이 운동화를 낙찰 받은 투자가는 “한정판 운동화의 가치가 계속 오를 것”이라며 총 120만 달러(약 14억2천320만원)어치의 운동화를 사들여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한정판 운동화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게 되자 미술품 경매시장에도 한정판 스니커즈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소더비가 뉴욕에서 진행한 운동화 경매는 물론 필립스 역시 홍콩과 상해에서 운동화 경매를 진행될 예정입니다. 일각에서 스니커테크의 열풍을 우려하는 시각도 공존합니다. 청소년과 청년들까지 무분별하게 스니커테크를 하거나 일부 브랜드들이 ‘한정판’이라는 타이틀을 이용·남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스니커테크 역시 원금손실위험이 상존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